‘제로 열풍’에 전문 편의점까지 등장… 맘껏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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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내부와 제로 간식 포스터

저당·제로 열풍이 거세지면서, 제로 식품만을 전문으로 파는 편의점까지 등장했다. 매장에는 당 함량이 ‘0’이거나 최소화한 초콜릿, 쿠키, 아이스크림, 음료는 물론, 저당 소스·양념과 식사 대용 제품까지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매장에 방문한 최모 씨(서울 동대문구·27세)는 “다이어트 중인데, 저당 간식은 그나마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걱정 없이 즐기는 군것질’을 내세우는 이곳, 제로 음식은 정말 마음껏 먹어도 괜찮을까?

◇’저당’이라고 과식은 금물
전문가들은 저당 식품이 일반 설탕 제품보다 안전할 수 있지만, ‘마음껏’ 먹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당’으로 분류되지 않는 성분이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쳐서다. 중앙대병원 영양관리팀 강현주 팀장은 “영양 성분표에 ‘당류 0g’이라고 표시돼 있어도 말토덱스트린, 말토올리고당 같은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은 체내에서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물엿, 맥아엑기스 등도 혈당과 칼로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알룰로스 등도 칼로리가 낮아 좋은 설탕 대체재지만, 과량 섭취하면 소화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일리톨·솔비톨·에리스리톨 같은 당알코올 역시 많이 먹으면 복부 팽만, 가스,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강 팀장은 “’무설탕’이라는 표기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어떤 성분으로 단맛을 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칼로리 함정도 주의해야
저당 식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칼로리는 아니다. 지방이나 다른 재료 함량이 높아 오히려 일반 식품보다 열량이 많을 수 있다. 강 팀장은 “‘저당이니까 괜찮다’는 심리적 보상은 과식을 불러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총 칼로리를 확인하고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맛은 중독성도 크다.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저당 식품은 단맛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 단맛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며 “결국 더 많은 단 음식을 찾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당식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단백질·식이섬유·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강현주 팀장은 “‘저당=건강’으로 단정하면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제품마다 허용량이 다르므로 포장에 표시된 1회 섭취량과 총 섭취 횟수를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하루 권장 당류 섭취량은 총 섭취 열량의 10~20% 이내, 첨가당(가공·조리 시 추가되는 당류)은 10% 이내다. 일반 성인(2000kcal 섭취 기준)이라면 하루 당류는 50~100g, 첨가당은 50g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건강한 저당 제품 고르는 법
‘무늬만 저당’인 식품을 피하려면,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당류뿐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을 종합적으로 살펴 균형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덜’, ‘라이트’, ‘감소’ 등의 수식어가 붙은 제품은 실제 절대적인 당류 함량이 적지 않을 수 있다. 기존 제품보다 최소 25% 당을 줄이기만 해도 이런 수식어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감미료인지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며, 개인의 식습관과 건강 목표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현주 팀장은 “저당 식품은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건강의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며 “건강한 식단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과잉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식이섬유와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치커리추출물(이눌린), 베타글루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차전자피 등으로 표기된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당 조절 효과가 크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효과는 적지만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저당 제품을 더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아몬드, 샐러드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을 권한다. 김병준 교수는 “식이섬유와 함께 먹으면 당류의 소화 속도가 느려져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출처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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